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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밤 11시 콜업 전화, 장비는 원정으로 이미 배송…우여곡절 빅리그로 향한 포스큐

텍사스 레인저스 타자 유망주 저스틴 포스큐(25)가 메이저리그(MLB)에 콜업됐다. 다만 급하게 소식을 받아 본인의 장비를 챙기지 못했다.3일(한국시간)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텍사스는 투구에 손목을 맞고 골절된 조시 영을 대신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 소속 포스큐를 빅리그로 불러올렸다. 포스큐는 MLB닷컴이 선정한 유망주 랭킹(파이프라인)에서 팀 내 5위(타자 4위)였다. 2024년 빅리그 데뷔가 예상된 만큼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에 가깝지만, 과정이 눈길을 끈다.MLB닷컴은 '포스큐가 (현지시간으로) 월요일 오후 11시경 구단 팜 디렉터인 조시 보니페이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때는 라운드록(텍사스 트리플A 팀)의 모든 장비가 이번 주 시리즈가 시작될 예정인 텍사스주 엘파소로 운송된 상태였다'며 '포스큐는 (구단) 트럭에서 찾은 두 개의 낡은 배트와 내야수용 글러브를 갖고 세인트피터즈버그로 향했다'고 전했다. 텍사스는 지난 2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에서 탬파베이 레이스 원정 3연전을 치르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합류한 포스큐는 “영이 쓰러는 길 보고 정말 놀랐다. 커리어 내내 부상 문제를 겪어왔기 때문에 당연히 안타깝지만, 이 자리에 서게 돼 정말 기쁘다”며 복잡한 감정을 내비쳤다. 이어 “꽤 침착할 거로 생각했고 어느 정도 예상을 했지만 (보니페이의) 전화를 받았을 때 순간적으로 흥분하기 시작했다”며 “‘맙소사,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말을 잘하지만, 그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포스큐는 2020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4순위로 텍사스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122경기 출전, 타율 0.266(462타수 123안타) 18홈런 84타점을 기록했다. 삼진(70개)보다 더 많은 볼넷(85개)을 골라내 출루율이 0.394로 4할에 근접했다. 주 포지션은 2루지만 3루와 1루까지 맡을 수 있는 다재다능함도 강점이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03 08:58
메이저리그

'수년간 탐냈다'…트레이드 버튼 누른 시애틀, 선수 4명 보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 구단이 '결단'을 내렸다.30일(한국시간)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시애틀은 선수 4명을 내주는 대가로 미네소타 트윈스 내야수 호르헤 폴랑코(31)를 영입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폴랑코는 올해로 빅리그 11년 차 베테랑. 2014년 빅리그 데뷔부터 미네소타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지난해에는 80경기에 출전, 타율 0.255(302타수 77안타) 14홈런 48타점을 기록했다. 2019년 올스타에 선정된 준척급 내야 자원이다.폴랑코의 2024년 연봉은 1050만 달러(140억원). 2025년 1200만 달러(159억원) 규모의 구단 옵션이 있는데 만약 실행하지 않으면 바이아웃 금액으로 75만 달러(10억원)를 지급하면 된다. 구단 옵션을 실행하지 않는다면 시애틀로선 1년 동안 1125만 달러(150억원)에 플랑코를 기용할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 왼 무릎과 왼 햄스트링 문제로 공백이 길었지만, 큰 문제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저스틴 홀랜더 시애틀 단장은 "철저하게 의학적 검토를 마쳤다"고 우려하지 않았다. MLB닷컴은 '폴랑코는 시애틀 프런트가 수년간 탐냈던 선수'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만족할 만한 선수를 영입한 만큼 '출혈'이 작지 않다. 시애틀은 폴랑코의 대가로 투수 저스틴 토파(33)와 앤서니 데스클라파니(34)외야수 가브리엘 곤살레스(20) 투수 대런 보웬(23)을 내줬다. 불펜 자원인 토파는 지난해 75경기에 등판, 23홀드 평균자책점 2.61을 기록한 필승조. 통산 54승(56패)을 따낸 데스클라파니는 베테랑 선발 자원이다. 트레이드의 핵심은 곤살레스다. 베네수엘라 출신 외야수인 그는 지난해 마이너리그 싱글A와 상위 싱글A에서 116경기 출전, 타율 0.298(477타수 142안타) 18홈런 84타점을 기록했다. MLB닷컴 파이프라인 평가에서 시애틀 3위, MLB 전체 79순위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이적 후에는 미네소타 유망주 랭킹 4위에 이름을 올렸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1.30 16:55
프로야구

전반기 끝나기 전 커리어하이...노시환, 세 번째 독수리 홈런왕이 보인다

자신의 기록은 벌써 넘어섰다. 노시환(한화 이글스)의 상승세가 끝날 줄을 모른다.노시환은 지난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 1-2로 뒤진 3회 말 2사 상황에 롯데 선발 찰리 반즈를 상대로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볼카운트 2볼에서 시속 147㎞ 몸쪽 직구를 끌어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19호포.이날 홈런으로 그는 홈런 공동 선두까지 올라섰다. 경쟁자는 '리빙 레전드' 최정(SSG 랜더스). KBO리그 역대 최고의 3루수에게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밀 수 있게 됐다.아직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종전 커리어하이를 경신한 셈이 됐다. 그는 앞서 2021년 18홈런을 터뜨리며 KBO리그를 대표할 수 있는 거포 유망주로 주목 받았다. 당시에도 부상 때문에 107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홈런과 함께 타율 0.271 84타점, 출루율 0.386 장타율 0.466의 고른 성적을 냈다.이듬해 성장통이 왔다. 노시환은 지난해 타율 0.281을 기록했으나 6홈런에 그쳤다. 3할 타율 4할 출루율 5할 장타율을 달성하기 직전이었던 2021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올 시즌은 다르다. 2021년 넘지 못했던 그 한 꺼풀을 벗었다. 6일 기준 타율 0.315 출루율 397 장타율 0.564로 흠잡을 곳이 없다. 2021년 기록했던 18홈런은 벌써 넘었다. 당시 18홈런을 기록하는 데 458타석이 들었는데 올해는 아직 340타석밖에 소화하지 않았다.지난해랑 비교하면 더욱 가파르다. 노시환은 최근 6경기에서만 6홈런을 때려냈다. 지난해 115경기 동안 친 것과 같다. 그는 지난달 28일 KT 위즈전, 30일 삼성 라이온즈전, 1일 삼성전까지 3경기 연속, 4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어 5일과 6일 롯데전에서도 이틀 연속 대포가 나왔다. 당겨치고 밀어치는 등 코스 역시 편중되지 않았다.경쟁자 최정은 치골근 부상으로 잠시 이탈한 상황. 노시환으로서는 역전을 노릴 수 있는 타이밍이다. 아시안게임 출전이라는 변수가 있어 홈런 1위 타이틀을 따는 게 쉽진 않다.다만 성공한다면 한화 선수로서는 2008년 김태균(현 KBS N 스포츠 해설위원) 이후 15년 만에 수상이다. 김태균에 앞서서는 빙그레 이글스 시절인 1990~1992년 장종훈 전 코치가 3년 연속 수상한 게 전부였다. 말 그대로 팀 4번 타자 계보를 이을 수 있는 기회다.어린 나이가 그를 더 기대케 한다. 당시 김태균은 데뷔 8년 차. 3년 차 때 이미 30홈런을 터뜨린 천재긴 했다. 장종훈 코치 역시 1990년이 데뷔 4년 차였다. 일찌감치 개화한 이들은 한화의 타선을 10년 이상 책임졌고, 장 코치의 은퇴 직전 김태균이 데뷔해 그 계보를 이은 바 있다. 그리고 김태균의 은퇴 직전 데뷔한 노시환이 당당히 홈런왕과 리그 최고 타자에 도전장을 던졌다.후반기 최정과 노시환의 경쟁도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두 사람은 홈런왕을 포함해 각 타격 타이틀에서 경쟁 중이다. 포지션이 같은 3루라 골든글러브 경쟁 중인데 MVP(최우수선수) 후보로도 유력하다. 타자 중에는 경쟁 대상을 찾기 힘들고 1점대 평균자책점과 20승에 도전 중인 에릭 페디(NC 다이노스) 아담 플럿코(LG 트윈스) 정도만이 경쟁 상대다.다만 그 경쟁에서 노시환이 승리한다면 그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3월 국제 무대에서 세대 교체 필요성을 절감했던 한국 야구다. 악몽에 가깝던 기억이 잊혀지기 전에 새로운 스타가 새로운 희망이 돼 리그를 비추고 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7.07 08:55
프로야구

[IS 포커스] 6년 간 키워낸 국가대표 '1명'… 한화 리빌딩의 신기루

'0'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하는 한화 이글스 소속 선수의 숫자다.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4일 WBC 한국 대표팀의 최종 엔트리 30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투수가 총 15인, 내야수는 8인, 외야수가 5인, 포수가 2인이 선발됐다.그런데 30명의 선수들 중 소속팀이 한화로 적힌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조범현 기술위원장은 한화 선수들이 없는 이유를 묻자 "한화 선수들에게 미안하지만, 팀을 베스트로 꾸리다 보니 빠지게 됐다. 미안하다"며 "한화 소속 선수 선발을 놓고 3번째 포수 이야기도 나왔고, 1루수에도 거론됐다. 하지만 최종 명단에서는 빠졌다나 최종적으로 빠지게 됐다"고 설명했다.당초 관심 명단이 발표됐을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다. 관심 명단에 들었던 한화 선수는 오른손 투수 문동주, 왼손 투수 김범수, 1루수 채은성, 3루수 노시환이 전부였다.네 사람 모두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졌다. 문동주와 김범수는 구속이 빨라 가능성이 언급됐지만, 커리어가 다른 후보군에 비해 떨어졌다.최지만과 박병호가 있는 1루수에서 채은성을 선발하기란 쉽지 않았다. 노시환은 출루율 0.355를 기록했지만, 장타율이 0.4 아래로 떨어지면서 경쟁력을 잃었다.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한 채은성이야 논외로 두더라도 노시환과 정은원이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건 한화로서 뼈아프다. 두 사람은 한화가 2019년부터 공들여 키워온 팀의 핵심 자원들이다. 정은원은 2018년 신인 때부터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해 정근우의 2루수 후계자가 돼 꾸준히 주전 2루수로 출전해왔다. 2021년에는 타율 0.283 출루율 0.407을 기록, 2루수 골든글러브를 타 한화의 현재이자 미래로 평가받았다. 같은 해 노시환 역시 타율 0.271 18홈런 84타점으로 다른 팀 부럽지 않은 4번 타자로 성장했다. 미뤄지기 전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가능성도 컸다.그러나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두 사람은 결국 국가대표에 들지 못했다.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합류한 대표팀에서 2루수 출전이 어려운 것은 당연했지만, 백업 내야수로도 올 시즌 2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이 승선했다.'코어'인 두 사람의 승선 실패는 2023년 현시점에서 한화 리빌딩의 위치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화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진출이 단 한 차례(2018년)에 불과하다. 또 이 기간 주요 국제대회에 출전한 선수들도 김태균, 정근우, 이용규, 정우람 등 베테랑 선수들뿐이었다. 대부분 외부에서 영입했거나 2008년 이전부터 활약한 이들이다. 한화가 2008년 이후 길러낸 선수들 중 국가대표로 출전한 건 2017년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에 출전한 하주석과 2021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김민우가 전부다.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한화의 리빌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마땅한 성과가 없지만, 여전히 선수들은 젊고 잠재력이 남아있다. 다만 아직 손에 아무것도 쥐지 못했을 뿐이다. 2023.01.05 14:46
프로야구

[IS 인터뷰] 노시환 깨운 이대호·박병호 한 마디 “삼진 겁내지마”

성장통을 겪은 노시환(22·한화 이글스)이 다시 한번 날갯짓을 준비한다. 거포 선배들의 조언 덕분이다. 노시환은 리빌딩 중인 한화 타선의 미래이자 현재다. 지난 2019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지명된 그는 당시 최고의 파워히터 유망주로 꼽혔다. 지난해에는 그 잠재력을 터뜨렸다. 타율 0.271 18홈런 84타점을 기록했고, 출루율(0.386)과 장타율(0.466)을 합친 OPS도 0.852로 뛰어났다. 부상으로 출전 경기 수(107경기)가 적었지만, 풀 시즌을 소화했다면 25홈런과 100타점도 가능한 페이스였다. 당시 노시환은 "과거에는 나도 내가 공을 못 보는 선수라고 생각했다. 거포를 지향하면서 콘택트나 타율을 개선하지 않았다"며 "이제는 나만의 존을 설정하고 계획을 세워 타석에서 싸우는 법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그랬던 그가 올 시즌 부진했다. 타율은 0.281로 올랐지만, 홈런은 6개뿐이다. 출루율과 장타율이 모두 떨어졌다. 2021년 노시환을 있게 해준 '타석에서 싸우는 법'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노시환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시즌 초) 삼진을 워낙 많이 당하다 보니 안 당하려고 연구를 많이 했다”며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히팅 포인트가 뒤로 왔다. 그러면서 점점 장타가 사라졌고 선구안도 흔들렸다”고 돌아봤다. 히팅 포인트가 뒤로 가면서 타구의 방향도 바뀌었다. 당겨친 타구 비율이 41%로 지난해(50.2%)에 비해 크게 줄었다. 노시환의 고민은 다른 홈런 타자들이 풀어줬다. 노시환은 “박병호(KT 위즈) 선배님의 인터뷰를 보니 '홈런 타자는 삼진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고 하셨더라. 그 이야기를 듣고 돌아보니 나성범(KIA 타이거즈) 선배님도, 최정(SSG 랜더스) 선배님도 삼진이 많았다"며 "그동안 난 삼진을 먹지 않으려고 했다. 박병호 선배님 인터뷰를 보며 내가 (삼진을) 두려워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경기 중 1루에서 선배님을 뵈면 (타격 비결을) 많이 여쭤봤다”고 했다. 경남고 선배이자 롯데 자이언츠 4번 타자였던 이대호도 힘이 됐다. 노시환은 지난 9월 대전에서 열린 이대호 은퇴 투어 때 “이대호 선배님이 조언해주셨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콘택트하기 너무 어려워 혼란스러울 때였다. 시즌 중인데도 타격 폼을 바꿔볼 정도로 방황했다. ‘너무 혼란스럽고, 방망이도 잘 안 맞는다’고 선배님께 말씀드리니 찬찬히 설명해주셨다"며 "스타일을 바꾸지 말라고 하셨다. 굳이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려고 하면 절대 잘 칠 수 없다. 장점인 힙턴과 배트 스피드를 살려서 쳐라’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노시환은 “이대호 선배님은 히팅 포인트를 완전히 앞에 두고 가볍게 치시는 것 같지만, 오히려 본인은 끝까지 보고 치신다고 하셨다"며 "비시즌 운동을 부산에서 하는데 (이대호) 선배님에게도 도움을 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노시환은 “올해 팀이 어려울 때 한 달 정도 부상으로 빠져 팀원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중심타자 역할도 해주지 못했다”며 “한화 중심타선에는 (김)인환 형도 있고 채은성 선배님도 오셨다. 시즌 중 채은성 선배님께 '한화로 오시면 안 됩니까' 했더니 '불러줘야 가지'라고 하셨는데 진짜 오셨다. 많이 보고 배우겠다"며 "(정)은원 형이나 나, 또 다른 어린 선수들도 많다. 우리가 투지 있는 모습을 더 보여주면 한화가 강팀이 될 수 있고, 선배님들을 잘 따라갈 수 있다. 은원 형과도 ‘우리가 한 발짝 더 뛰고 한 번 더 열심히 해보자’고 이야기한다. 내년에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뛰겠다”고 다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2.26 09:10
프로야구

부진 벗고 '타율 0.545'... 노시환의 비결 "단순하게 접근했다"

개막 6연패로 출발했던 한화 이글스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마무리 정우람과 외국인 투수 두 명이 모두 이탈하고도 2연속 위닝 시리즈를 거두며 하위권 탈출을 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상승세의 중심엔 '4년 차 4번 타자'인 노시환(22)이 있다. 장타력을 인정받아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던 노시환은 지난해 잠재력을 터뜨렸다. 18홈런 8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52를 기록하면서 리빌딩에 들어간 팀의 현재이자 미래임을 인정받았다. 4번 타자로 맞이한 두 번째 시즌, 출발은 좋지 않았다. 방망이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시즌 첫 7경기 동안 타율이 0.192에 불과할 정도로 부진했다. 해결사가 사라진 한화는 개막 6연패로 어렵게 시즌을 출발했다. 방망이에 다시 불이 붙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10일 KT 위즈전에서 첫 홈런을 신고하며 살아나기 시작한 그는 지난 한 주 동안 대폭발했다. 6경기 동안 타율 0.545(1위)·12안타(2위)·1홈런·5타점·6득점·OPS 1.320(3위)로 활약했다. 4번 타자가 살아난 한화도 강팀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를 2연속 위닝 시리즈를 달성하며 상승세를 탔다.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는 4월 셋째 주 주간 MVP로 노시환을 선정했다. 노시환은 "지난주 개인 성적에만 그치지 않고 팀의 2연속 위닝 시리즈로 이어졌는데, 상까지 받게 되어 뜻깊다. 남은 시즌 동안에도 좋은 성적을 거둬 더 많은 주간 MVP를 노려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노시환은 "개막하고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안 좋은 습관들이 나왔고 타석에서 생각이 많았다"며 "타석에서 불필요한 생각들을 지우고 단순하게 접근했다. 대신 작년 타석에서 했던 생각,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타격 코치님과 함께 지난해 영상을 보고 현재 폼과 비교했다. 코치님이 달라진 부분을 잡아내주셨고, 자세를 좀 낮추는 등 작은 부분들만 교정했다"며 "안 좋을 때도 좋아질 거라는 생각을 유지하면서 뛰었다. 덕분에 타격 컨디션이 빨리 돌아올 수 있었다"고 부활의 비결을 밝혔다. 올해부터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지난해 73볼넷 107삼진을 기록했던 그는 올해도 12볼넷 15삼진으로 선구안을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 노시환은 "나만의 스트라이크존을 더 좁혀서 치는 게 삼진을 줄이는 효과로 나타나는 것 같다"며 "스트라이크존 변화에 개의치 않으려 한다. 그 부분을 의식하면 내가 생각했던 존부터 모든 것이 흐트러진다. 내가 가장 잘 치고 강하게 칠 수 있는 존만 생각하며 타석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 4년 차, 만 21세에 성적까지 갖춘 노시환은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승선할 가능성이 크다. 노시환은 "시즌 시작 전부터 아시안 게임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게 아니다. 내가 노력하는 만큼 결과가 따라온다고 생각했다"며 "지금도 국가대표팀 승선은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있다. 지금 팀에서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노시환은 조아제약 4월 둘째 주 주간 MVP 한동희(롯데)의 경남고 1년 후배다. 같은 포지션, 비슷한 나이의 거포 유망주인 두 사람은 신인 때부터 라이벌로 꼽혀 왔고 올해는 함께 잠재력을 만개하고 있다. 노시환은 "한동희 형의 활약에 자극이나 질투같은 건 하나도 없다. 잘해서 정말 좋다"며 "우리 둘을 라이벌이라고 불러주시는데, 라이벌이 있어서 너무 좋고 보고 배울 점도 많다. 야구를 그만둘 때까지 평생 같이 라이벌로 함께 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전=차승윤 기자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4.28 07:05
야구

독수리 4번 타자 노시환이 돌아왔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4번 타자 노시환(22)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프로 4년 차인 노시환은 팀의 붙박이 4번 타자다. 팀이 본격적으로 리빌딩을 천명한 지난해 107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1 18홈런 84타점으로 그동안 높게 평가받았던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부상으로 출장 경기가 적어 누적 성적은 다소 아쉬웠지만, 풀시즌만 소화한다면 30홈런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페이스였다. 그동안 부족하다고 평가받았던 선구안도 73볼넷과 출루율 0.386을 기록하며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올 시즌 출발이 좋지 못했다. 첫 7경기 성적이 타율 0.192(26타수 5안타) 3타점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4경기 만에 멀티 홈런으로 첫 손맛을 봤던 것과 달리 홈런 소식도 잠잠했다. 노시환이 식어버리자 한화 역시 주춤했다. 같은 기간 최하위였던 팀 평균자책점(4.19)도 문제였지만 득점 공동 7위까지 떨어진 타선 탓에 좀처럼 이기지 못했다. 리그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새 외국인 타자 마이크 터크먼만 외롭게 서 있을 뿐이었다. 잠잠했던 노시환의 도화선에 불이 붙었다. 노시환은 10일 KT전에서 4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으로 팀의 6대 4 승리를 이끌었다. 그의 모든 안타가 승부처를 만들었다. 첫 타석부터 기회를 살렸다. 노시환은 0-1로 뒤처지던 1회 말 바로 2타점 역전 적시타로 응수했다. 이어 2-3으로 역전당한 뒤인 6회 말에는 우전 안타로 출루해 주자로서 활약했다. 후속 이성곤의 타석 때 KT 3루수 황재균이 포구 실책을 범하며 타구가 좌익수 앞으로 흘러갔다. 야수와 3루 베이스가 멀지 않았던 상황이지만, 노시환은 좌익수의 움직임이 주춤한 사이 재빠르게 3루 베이스를 선점했다. 공교롭게도 후속 득점은 땅볼로 만들어졌다. 그가 3루까지 가지 않았다면 만들어지지 않을 수도 있었다. 승리에 쐐기를 박은 것도 그였다. 노시환은 8회 말 박시영이 던진 시속 134㎞ 슬라이더가 높게 들어오자 놓치지 않고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0m의 대형 솔로 홈런으로 리드를 석 점까지 벌리며 이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리빌딩 2년 차인 한화는 올 시즌 성적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하게 드러냈다. 그러나 비시즌 FA(자유계약선수) 영입이 없던 탓에 전력 보강은 터크먼뿐인 상황이다. 지난해 핵심 전력이었던 선수들이 한 단계 성장해줘야 지난해 이상의 팀 성적이 가능하다. 유일한 장타자 노시환의 존재감은 더 크다. 정은원, 하주석, 최재훈 등 다른 타자들은 출루 능력이나 수비력이 장점일 뿐 20홈런을 기대하기 어렵다. 정민규 등 파워 히터 유망주는 있지만 대부분 적응에 긴 시간이 필요하다. 노시환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져야 한화 타선도 버틸 수 있다. 차승윤 기자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4.12 09:07
야구

'선구안 각성' 4번 타자 노시환... "리그 존 바꿔도 내 존 지킨다"

노시환(22·한화 이글스)이 스트라이크존 확대라는 변수 속에서 변함없는 활약을 다짐했다. 노시환은 지난해 명실상부한 한화의 4번 타자였다. 타율 0.271 18홈런 84타점을 기록하며 거의 전 부문에서 개인 커리어하이를 달성했다. 무엇보다 아마추어 때부터 좋게 평가받지 못했던 선구안이 향상됐다. 볼넷만 73개를 얻어내며 출루율 0.387를 기록했다. 노시환은 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훈련 후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이전(2020년)까지는 타석에서 공보고 공 치느라 바빴다. 나만의 타격 포인트, 스트라이크존이 없었다. 맹목적으로 스트라이크만 치자고 생각했다”며 “스트라이크존으로 오다가 흘러나가는 볼에 스윙했고, 삼진이 많았다. 그래서 생각이 많아지고 타석에서 조급했다”고 과거를 되돌아봤다. 그러나 지난해 드디어 노시환만의 존이 잡혔다. 그는 “다들 상대해본 투수들이기 때문에 투수마다 어떤 구종을 던지는지 파악했다. 투구 궤적을 알 수 있어 내 스트라이크존이 잡혔다. 그러니 빠지는 공도 자연스럽게 스윙을 참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시환은 “과거에는 나도 내가 공을 못 보는 선수라고 생각했다”며 “거포, 홈런 타자를 지향하면서 콘택트나 타율을 개선하지 않고 뒷순위로 뒀다”고 돌아봤다. 그는 “그런데 조니 워싱턴, 김남형 타격 코치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타석에서 지향점이 달라졌다”며 “나만의 존을 설정하고 계획을 세우며 타석에서 싸우는 법을 배웠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콘택트와 선구안이 모두 좋아졌다”고 전했다. 노시환은 “올해도 기술적으로 변화를 주는 게 아니라 작년과 같은 루틴과 나만의 존으로 타석에 서겠다”며 “다만 지난해 한 타석 한 타석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못했다. 아쉬운 타석을 더 줄이면서 경험을 쌓는다면 좋은 성적이 나오리라 믿는다”고도 말했다. 자신만의 존이 잡힌 노시환에게 올 시즌 큰 변수가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스트라이크존 확장이다. 노시환은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 투수들이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만 던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아무래도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바뀐 존을 의식한다고) 더 잘 칠 수 있는 건 아니다. 단번에 대비할 수도 없다”라며 “그냥 작년과 똑같이 생각하겠다. 만약 투수가 정말로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공을 던졌다면, 그건 투수가 잘 던진 공이니 인정하고 난 예전처럼 실투를 잘 노려서 치겠다”고 전했다. 프로 4년 차, 만 21세인 노시환은 프로 3년 차 이하 또는 만 24세 이하로 구성할 것이라고 알려진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승선이 유력하다. 노시환은 “국가대표는 내가 하기 나름인 것 같다. 시즌이 개막하자마자 100%를 보여줘야 국가대표 출전이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국가대표로서 경쟁력을 묻자 그는 “중요한 경기, 찬스에 강한 타자라 생각한다. 뽑아주신다면 (기회 때) 잘하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대전=차승윤 기자 2022.03.07 15:39
야구

[IS 비하인드] 어메이징 로하스, 어떻게 KT 유니폼을 입었나

2017년 5월 20일 KT는 '결단'을 내렸다. KBO리그 적응에 실패한 외국인 타자 조니 모넬을 퇴출했다. 정규시즌을 3분의 1밖에 치르지 않은 시점이었다. 9위까지 떨어진 성적을 고려하면 하루라도 빨리 대체 선수를 데려와야 했다. 외국인 스카우트를 담당하는 이충무 운영팀 차장과 미국 현지 코디네이터 데이브 디프레이타스가 속전속결로 일을 처리했다. 수십 명의 선수 중 최종 후보군을 5명으로 압축, 협상을 시작했다. 멜 로하스 주니어(30)도 최종 후보 중 하나였다. 하지만 우선 영입 대상은 아니었다. 이충무 차장은 "기록만 보면 영입 대상으로 보기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애틀랜타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그윈넷)에 있던 로하스의 시즌 성적은 타율 0.259, 6홈런, 31타점이었다. 출루율(0.318)과 장타율(0.406) 모두 낮았다. 정확도가 뛰어나지도, 펀치력이 강력하지도 않았다. '데이터'를 봤을 때 매력이 크지 않았다. KBO리그의 다른 구단들이 그에게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않았던 이유였다. 그래도 KT 구단은 디프레이타스의 추천으로 로하스를 최종 후보군에 넣었다. 그리고 이충무 차장이 미국으로 날아가 그의 기량을 체크했다. 현장에서 직접 본 로하스에게는 기록으로 나타나지 않는 장점이 꽤 많았다고 한다. 이충무 차장은 "경기 전 훈련할 때부터 집중적으로 체크했다. 빠른 공 대처가 썩 좋지 않았다. 그러나 투수들의 구속이 떨어지는 KBO리그에서는 충분히 통할 수준이었다. 상체만으로 스윙하는 게 아니라 하체를 잘 활용하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변화구 대처도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야구에 대한 태도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수비할 때도 열심이었다. 치고 달리는 모습이 수준급이었다"고 했다. 마이너리그 성적이 저조했던 건 메이저리그(MLB) 콜업이 늦어져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최종 후보군 5명 중 3~4순위였던 로하스에 대한 평가가 뒤집혔다. 관건은 계약 성사 여부였다. 로하스는 KT의 제안을 한 번에 수락하지 않았다. MLB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그는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84번으로 피츠버그의 지명을 받았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마무리 투수 출신 에디슨 리드(전체 95번), 올 시즌 필라델피아 주전 포수인 J.T 리얼무토(전체 104번)보다 지명 순번이 더 빨랐다. 마이너리그 최고 레벨인 트리플A에서 MLB 데뷔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충무 차장은 로하스의 에이전트를 계속 설득했다. 로하스의 아버지 멜 로하스 시니어도 "한국에서 잘하면 미국에 다시 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로하스 시니어는 MLB 통산 126세이브를 기록한 마무리 투수 출신이다. 일주일의 장고 끝에 로하스는 KT의 손을 잡았다. 출발은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다.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2017년 6월 13일 포항 삼성전에 대타로 출전해 삼진으로 물러났다. 첫 10경기 타율이 0.167(36타수 6안타). 퇴출당한 모넬의 타율 0.165와 비슷했다. "왜 이런 타자를 데려왔느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졌다. 당시 로하스는 이충무 차장에게 "열흘만 시간을 달라. 자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약속을 지켰다. 6월 24일 인천 SK전을 기점으로 타격감이 올라가더니 2017시즌을 타율 0.301, 18홈런, 56타점으로 마쳤다. 로하스는 4년째 KT 유니폼을 입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압도적이다. 26일까지 8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4, 31홈런, 84타점을 기록했다. 홈런, 타점, 장타율(0.696), OPS(1.105)를 비롯한 공격 대부분의 지표에서 1위다. 정규시즌 MVP 유력주자라는 말이 벌써 흘러나오고 있다. 이충무 차장은 삼성에 있을 때 릭 벤덴헐크(현 소프트뱅크)를 KBO리그에 데려오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도 로하스는 특별한 존재다. 이충무 차장은 "한국 야구를 만만하게 보는 외국인 선수들이 꽤 있다. 그럴수록 적응이 늦고,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들다"며 "로하스는 팀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잘 준비한다. 장타를 더 때려려고 몸집이 커진 적도 있었는데, 팀에서 외야 수비 능력을 요구하자 몸을 다시 슬림하게 만들었다. 마인드가 정말 좋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트리플A에서 평가했던 모습 그대로 KBO리그에 녹아들었다. 외국인 선수는 단기간에 성적을 내지 않으면 퇴출 위기에 몰린다. 그만큼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로하스도 마찬가지였다. KT는 그걸 이해하고 기다렸다. 이충무 차장은 "몇 경기 못 했다고 외국인 선수를 비난하기보다, 여유를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로하스가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8.28 06:01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2017시즌 베스트&워스트5

이제 선선한 바람이 부는 9월이다. 하지만 MLB 순위 경쟁은 아직 뜨거운 여름이다. 현시점에선 순위만큼이나 선수들 개인 성적도 주목을 받는다. 이제 시즌이 한 달 남짓 남은 가운데 각 팀에서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이거나 반대로 기대치를 훨씬 밑돈 선수가 나오기 마련이다. 올 시즌 어떤 의미건 깜짝 성적을 보이는 선수를 꼽았다.▶ 워스트5◇ 댄스비 스완슨(애틀랜타·유격수)2015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지명(애리조나)된 특급 유망주다. 지명되고 불과 반년 뒤 애리조나는 오른손 투수 셸비 밀러를 영입하기 위해 스완슨을 애틀랜타로 트레이드했다. 데릭 지터(전 뉴욕 양키스)를 연상시키는 인사이드 아웃 스윙과 탁월한 리더십으로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 0순위로 거론됐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부진이 계속되면서 마이너리그 강등까지 겪었다. 118경기에서 기록한 타격 성적이 타율 0.235·6홈런·43타점에 불과하다. ◇ 조나단 비야(밀워키·2루수)2013년 리빌딩에 돌입한 휴스턴에서 유격수로 데뷔했다. 대형 유망주 카를로스 코레아에 밀려 자리를 잃고 2015년 11월 밀워키로 트레이드됐다. 이적 첫해였던 지난해 타율 0.285·19홈런·61타점·62도루로 공격 전 부문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기대를 모은 올 시즌에는 속된 말로 성적(타율 0.242·23도루)이 반 토막 났다. 지난해 겨울 구단에서 제안한 다년 계약을 거부해 줘서 밀워키 입장에선 고마움을 느낄지 모른다.◇ 루그네드 오도어(텍사스·2루수)2014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지난해 데뷔 첫 30홈런을 때려 냈다. 지난 3월 계약 기간 6년·총액 4950만 달러에 재계약하며 '선물'까지 받았다. 하지만 장기 계약 첫해에 돌아온 결과는 실망 그 자체다. 홈런은 27개로 지난해 페이스와 큰 차이가 없지만, 타율이 0.212로 시즌 내내 2할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작년 2.0이던 WAR은 -0.7로 추락했다. 현재 상황에선 내년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 ◇ 크리스 틸맨(볼티모어·투수)선발진이 약점으로 지적되는 볼티모어의 에이스다. 기대가 높았다. 지난해 16승6패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하며 로테이션의 중심을 잡아 줬다. 케빈 가즈먼과 딜런 번디 등 젊은 선수들과 조화를 이루면서 팀을 포스트시즌에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어깨 부상이 겹치면서 시즌을 망쳤다. 19경기(선발 17경기)에서 거둔 1승7패 평균자책점 7.91의 성적은 실망을 넘어선 재앙이다. 서글픈 한 해다.◇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1루수)'타격의 신'으로 추앙되던 카브레라는 2003년 데뷔 이후 악몽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기록이 이를 말해 준다. 116경기에 출장해 거둔 타율 0.248·14홈런·57타점의 성적은 메이저리그 평균 정도 수준이다. 불안 요소는 내년에 35세가 되는데 계약은 아직 2023년까지 6년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과연 카브레라가 추락의 시작점에 서 있는지, 부활을 할지는 내년 성적에 달려 있다.▶ 베스트5◇ 타미 팸(세인트루이스·유틸리티)지난 2년 동안에는 존재감이 미미했던 벤치 멤버였다. 하지만 주전들의 부상과 부진을 틈타 기회를 잡았고, 이젠 주축 멤버로 존재감을 보인다. 2014년 데뷔 뒤 가장 많은 10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1·19홈런·61타점·17도루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준수한 수비 능력까지 더해져 8년간의 마이너리그 생활을 잊게 하고 있다. 신인 드래프트 16라운드에야 지명이 된 ‘흙수저’의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 저스틴 스모크(토론토·1루수)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텍사스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해 2010년 트레이드로 시애틀 유니폼을 입었다. 계속된 부진 속에 2014년 10월에는 토론토로 또 한 번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기회의 문도 좁아지는 듯했다. 그러나 올 시즌 7년의 기다림이 결실을 보고 있다. 13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6·36홈런·84타점으로 공격 전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 시즌 최다 홈런이 20개(2013년)였다는 걸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스쿠터 지넷(신시내티·유틸리티)밀워키에서 뛴 4년(2013~2016년) 동안 426경기에 출전해 홈런 35개를 쳤다. 하지만 지난 3월 신시내티로 이적해 올 시즌 118경기에서 홈런 23개를 기록 중이다. 지난 6월 7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선 메이저리그 역사상 17번째로 ‘1경기/4홈런’을 기록하며 야구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타율 0.294·23홈런·82타점으로 신시내티 타선의 중심을 잡아 주고 있다. 지난 3월 밀워키에서 기회를 잃고 양도지명 됐던 선수라는 게 믿기지 않는 활약이다. ◇ 크리스 테일러(LA 다저스·유틸리티)LA 다저스에서 '제2의 저스틴 터너'로 주목받고 있다.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지명을 받고 시애틀 유니폼을 입었다. 2014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4년 동안 타율 0.234에 그쳤다. 출루율(0.289)과 장타율(0.309)을 합한 OPS도 0.598에 그쳤다. 쓰임새가 애매한 유틸리티였지만 지난해 6월 다저스로 트레이드돼 기량을 만개했다. 올 시즌 116경기에 나와 타율 0.307·18홈런·65타점을 기록 중이다. 5개의 포지션을 무리 없이 소화하고 있다. 이젠 선발 라인업에서 테일러를 제외하기가 어렵다.◇ 애론 저지(뉴욕 양키스·우익수)후반기에 잠잠해지긴 했지만 올 시즌 신인 중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다. 130경기에서 타율 0.276·37홈런·83타점으로 양키스 타선을 이끈다. 전반기에만 홈런 30개를 기록했고, 올스타전 홈런더비에선 압도적인 차이로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홈런 비거리와 타구 스피드 모두 1위다. 후반기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볼거리다.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17.09.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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